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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0자인 페이지가 28개 있었다 — 아카이브를 286편에서 98편으로 줄인 이유

HANGANG · 2026-09-04 · 약 9분

2026년 8월 4일, 이 사이트의 글 221편이 구글 검색에서 한꺼번에 사라졌다. 서버는 멀쩡했고 모든 페이지가 정상으로 열렸다. 그런데 8월 13일부터 9월 2일까지 21일 동안 검색 노출은 0이었다. 무엇이 문제인지 알게 된 건, 한 달 뒤 광고 심사가 같은 말을 하고 나서였다.

1. 사라진 것은 순위가 아니라 색인이었다

순위가 떨어진 것과 색인에서 빠진 것은 다른 일이다. 순위는 경쟁에서 밀린 것이고, 색인 제외는 아예 목록에 없는 것이다. 검색창에 제목을 그대로 넣어도 나오지 않는다.

7월에는 노출이 624회로 정점이었다. 8월 4일 이후로는 0이다. 서치 콘솔에서 개별 주소를 검사하면 「크롤링됨 – 현재 색인이 생성되지 않음」이 나왔다. 구글이 와서 읽었고, 읽고 나서 넣지 않기로 했다는 뜻이다.

기술 결함부터 의심했다. sitemap에 실린 225개 주소를 전부 호출해 봤고 하나도 빠짐없이 정상 응답이었다. robots.txt도, 인증서도, 서버 이전 이력도 문제가 없었다. 다른 검색 엔진에서도 같은 판정이 나왔는데, 같은 계정으로 등록한 다른 사이트 두 곳은 멀쩡했다. 엔진을 바꿔도 결과가 같으면 남는 설명은 하나다. 콘텐츠 평가.

그런데 여기서 멈췄다. 평가가 나쁘다는 것까지는 알았지만, 무엇이 나쁜지는 몰랐다.

2. 광고 심사도 같은 말을 했다

8월 19일에 애드센스를 신청했고 8월 29일에 거절 통보를 받았다. 그런데 메일에는 사유가 없었다. "사이트에서 발견된 문제를 수정해야 합니다"라는 제목과 안내 동영상 링크가 전부였다. 동영상은 일반적인 안내라 내 사이트에 대해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는다.

사유는 다른 곳에 있었다. 애드센스 콘솔의 「사이트」 페이지, 상태 세부정보 칸에 한 줄이 적혀 있었다. 「가치가 별로 없는 콘텐츠」.

이 한 줄을 찾지 못하면 무엇을 고칠지 알 수 없다. 메일만 보고 짐작하면 엉뚱한 곳을 고치게 된다. 실제로 나는 광고 설정 파일이나 코드 삽입에 문제가 있나부터 확인했는데, 전부 정상이었다.

검색과 광고는 다른 시스템이다. 하지만 같은 회사가 같은 종류의 판단을 내린다. 두 시스템이 두 번 같은 방향을 가리켰다면, 그건 우연이 아니라 신호다.

3. 열어보고서야 알았다

색인 대상 221편의 본문 글자 수를 뽑아 짧은 순으로 정렬하고, 실제 내용을 화면에 출력했다. 맨 위 28편의 본문은 이랬다.

"원문: 네이버 블로그 한강 · 2023-05-19 최초 게시" — 45자.

글 말미에 붙여 둔 출처 표기 한 줄이 본문의 전부였다. 그 아래로도 마찬가지였다. 이미지 14장에 글 0자. 유튜브 임베드 2개에 글 0자.

말씀 카드처럼 글씨가 이미지 안에 들어 있는 게시물들이었다. 사람 눈에는 분명히 내용이 있다. 하지만 크롤러가 읽을 수 있는 텍스트는 한 글자도 없다. 검색 엔진에게 그 페이지는 빈 종이다.

통계로는 멀쩡해 보였다. 색인 218편, 본문 중앙값 2,262자. 이 숫자들은 전부 정확했다. 중앙값이 2,262자면 절반이 그보다 길다는 뜻이지, 짧은 쪽에 0자가 없다는 뜻이 아니다. 나는 두 달 동안 통계를 봤고, 페이지를 실제로 연 것은 거절 통보를 받은 뒤였다.

4. 내가 세운 규칙이 정책과 어긋나 있었다

억울한 부분은, 나는 이 문제를 예상하고 대비를 해뒀다는 것이다. 8월 19일에 짧은 글 65편을 이미 색인에서 뺐다. 그때 스크립트 첫머리에 이렇게 적어 뒀다.

"구글 퍼블리셔 정책은 본문 없이 임베드·복제 콘텐츠만 있는 화면에 광고를 금지한다."

정책은 정확히 옮겨 적었다. 그런데 여섯 줄 아래에 이렇게 썼다.

"본문이 0자여도 이미지·표가 여러 개면 갤러리형이라 실질 콘텐츠다."

앞 문장은 「본문 없이 이미지만 있으면 금지」이고, 뒷 문장은 「본문이 없어도 이미지가 있으면 괜찮다」이다. 같은 주석 안에서 서로를 부정하고 있었다.

되짚어 보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 수 있다. 정책이 묻는 것을 다른 것으로 바꿔서 재고 있었다. 정책이 묻는 것은 「이 페이지에 게시자가 더한 것이 있는가」다. 그런데 내 규칙이 센 것은 「자산이 몇 개인가」였다. 이 둘은 방향이 반대다. 남의 이미지와 남의 영상은 많아질수록 내 기여가 아니다.

한 가지 더 있다. 나는 그 46편을 눈으로 봤다. 목록으로 뽑아 세었고, 기록에 "전부 갤러리형이라 색인 유지가 정상"이라고 남겼다. 심지어 이걸 문제 삼았던 이전 판단을 오판이라고 정정까지 했다. 못 보고 지나친 게 아니라 보고서 괜찮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래서 더 오래 살아남았다.

5. 두 번째 문제 — 인용은 내가 쓴 글이 아니다

글 0자 페이지를 걷어내니 170편이 남았다. 그런데 그중 절반 이상이 성경 본문을 그대로 옮겨 적은 글이었다.

분량은 충분했다. 어떤 글은 5,000자가 넘는다. 하지만 그 5,000자가 전부 인용이면 내가 더한 텍스트는 0자다. 게시자 정책에는 이런 조항이 있다. 「게시자가 더한 가치가 거의 없는 화면」, 그리고 「논평·큐레이션 등 부가 가치가 없는 중복 콘텐츠」.

말씀의 가치와는 다른 이야기다. 광고 시스템이 재는 것은 그 글이 귀한가가 아니라, 이 페이지에 게시자가 무엇을 더했는가다. 옮겨 적기만 한 페이지는 그 기준에서 0이다.

그래서 판별 기준을 하나 더 만들었다. 문단을 인용과 내 서술로 나누고, 내 서술이 200자 미만이면 색인에서 뺐다. 인용으로 세는 신호는 다섯 가지다. 성경 참조로 시작하는 문단, 절 번호로 시작하는 문단, 통째로 따옴표인 문단, 성경 참조로 끝나는 문단, 그리고 개역한글 특유의 문어체 종결.

처음 만든 기준에는 뒤의 두 가지가 없었다. 그랬더니 빌립보서를 통째로 옮긴 글이 「내 서술 294자」로 잡혔다. 절 번호가 붙어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문단별로 어떻게 판정했는지 출력해 보고서야 발견했다.

반대 방향의 실수도 경계했다. 애매한 문단은 인용이 아니라 서술로 세도록 편향시켰다. 멀쩡한 글을 검색에서 지우는 쪽이 더 비싼 실수라고 봤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일일 묵상집을 읽고 정리한 글이 49편 있었다. 이건 기계가 판정할 수 없는 영역이었다. 내가 쓴 문장인지 책의 문장인지는 쓴 사람만 안다. 목록을 직접 보고 결정했다. 번역서는 원서의 저작권이 풀렸어도 번역 자체가 별개의 저작물이라, 광고 정책과 저작권 두 가지가 함께 걸려 있었다.

6. 286편에서 98편으로

세 단계를 순서대로 적용했다. 순서가 중요하다. 짧은 글을 먼저 걷어내야 두 번째 기준의 「내 서술 200자 미만」이 "분량은 있는데 인용뿐"이라는 뜻이 된다.

단계 기준 남은 색인
시작 221편
1 · 분량 본문 300자 미만 170편
2 · 저작 내 서술 200자 미만 147편
3 · 출처 묵상집을 옮긴 글 98편

남은 98편의 본문 중앙값은 3,477자, 가장 짧은 글도 302자다. 시작할 때보다 편수는 절반 이하지만 밀도는 훨씬 높아졌다.

뺀 188편은 지운 것이 아니다. 주소는 그대로 살아 있고 누구나 열어 볼 수 있다. 검색 색인과 sitemap에서만 뺐다. 이 사이트는 애초에 포털에 묶여 있던 글을 기계가 읽을 수 있는 형태로 남기려고 만든 아카이브라, 페이지 자체를 없앨 이유는 없었다.

광고 코드도 그 188편에서 걷어냈다. 광고 코드가 붙어 있다는 것은 「여기에 광고를 붙이겠다」는 선언이다. 글이 없는 화면에 그것을 남겨두면 승인이 나더라도 그 순간부터 정책 위반이 된다.

7. 남는 질문

9월 4일에 재심사를 요청했다. 결과는 아직 모른다. 이 글은 통과 후기가 아니라 진행 중인 기록이다.

다만 결과와 무관하게 분명해진 것이 몇 가지 있다.

첫째, 이 정리는 심사와 상관없이 했어야 할 일이었다. 글이 0자인 페이지를 검색 결과에 올려두는 것은 찾아온 사람에게도 아무 소득이 없다. 광고 심사는 그것을 대신 지적해 준 것에 가깝다.

둘째, 규칙을 만들 때는 그 규칙이 무엇을 위한 것인지 함께 적어야 한다. 내 규칙은 검색 최적화를 생각하며 만든 것이었고, 「이미지가 여러 장인 갤러리 글을 검색에서 지우지 말자」는 판단은 그 목적에서는 옳았다. 그런데 광고 정책은 다른 것을 재고 있었다. 같은 코드가 한쪽에서는 맞고 한쪽에서는 틀렸다.

셋째, 숫자가 맞는다고 확인이 끝난 것이 아니다. 나는 정합성 검사까지 돌려서 불일치 0건을 확인했었다. 그 검사는 "sitemap과 색인 설정이 서로 어긋나지 않는가"를 물었고, 답은 정확했다. 아무도 "그 페이지에 글이 있는가"를 묻지 않았을 뿐이다.

점검 항목을 늘리는 것보다, 가끔은 목록의 맨 아래를 직접 열어 보는 편이 빠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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